석가의 제자들, 특히 해탈을 대망하는 승려들은 본성이 순하고 우직하나 하나님을 떠났을 때는 마귀의 밥에 불과하다. 곧 마귀가 그의 수양을 적극적으로 도우니, 스스로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을 부지런히 심어준다. 심지어 수년간 바닥에 등을 대고 잠을 청하지 않고 용맹정진하고,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소식,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극한의 고통도 견디어내게 하니, 마침내 그가 폐관을 마치고 문을 열면 온 천하 삼라만상이 춤을 추는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환희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므로 그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해탈을 더욱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마귀가 인간의 오감을 이용하여 심어준 허상, 곧 환각에 불과하며, 그의 눈앞에 흰옷을 입고 내려온 관세음도 그의 본체는 위장한 마귀일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