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론/간증과 사연

귀한 간증 하나...(베트남 정착 시절)

승리자 2021. 7. 21. 00:59

갑자기 생각난 간증 하나(당시 나는 스스로 벌어 선교를 했기에 평일에는 모 업체에서 한동안 일했다) . . . 십수년전 초기 베트남 정착시절 딸아이 문제로 정말 목돈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였다. 그 당시 나는 평소 네게 악감정을 품고 있는 어떤 분에게 찾아갔다. 그는 그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가장 많았고 교민사회 한인회장이었는데 그만한 돈을 내줄 자는 그 사람 외에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 분은 눈빛만 보아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아는 자였다. 부자가 더 지독하다는 옛말이 있듯이 상식적으로는 그가 나같이 가난한 자에게 거금을 선뜻 내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차라리 뺨이나 맞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하지만 성령님께서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그 자에게 찾아가라 했으니 일단 순종했다. '애이, 봉변 당하면 당하는 거고, 주님의 명령이니 어디 해보자'. 그래서 나는 용기를 냈고 먼저 통화하는 것이 예의이나 일거에 거절당할 까봐 무작정 그의 사무실로 방문했다. 불청객!!! . . 비서가 나에게 약속은 하셨냐고 묻는데 그냥 찾아왔다고만 대답했다. 그런데 마침 그분이 고개를 내밀고는 비서에게 나를 들여 보내라 손짓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 내가 그분에게 직접적으로 원한 살 일을 한 것이 아니고 당시 내가 몸 담았던 업체의 대표가 그와 철천지 원수였다. 나는 중간 간부격이었으니 그분이 나를 미워할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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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외로 그는 당신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왔냐며 호통을 치지도, 내 멱살을 잡지도 않았다. 그 대신 그는 나에게 차 한잔을 건네더니 일방적으로 자기 속에 있는 악감정을 다 토로했다. "당신 사장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교민사회에서 매장 당했고 이제 더 이상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지경이 되었지요. 그런데 더 억울한 것은 나는 그가 주장한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라고 항변했다. 나는 한 마디도 우리 사장편을 들어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고 그분 편도 들지도 않았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칼을 품고 다니다 그자를 죽이고 나도 죽을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지요" . . 한 시간 가량 열변을 토하는데 나는 묵묵히 듣고 있었다. 듣는 동안 내 문제는 뒷전이고 속에서는 그를 향해 측은한 감정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할 말을 다 하고는 후련하다는 듯 그가 이렇게 말했다. "제 말을 다 들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만일 한 마디라도 나와 논쟁하려 했다면 이 자리에서 당장 쫒아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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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그는 내게 왜 왔는지 묻지 않았다. 거두절미 하고 바로 이렇게 말했다. "당신 표정을 보니 돈이 필요하군요 얼마가 필요합니까. 아니, 얼마나 절박했으면 나와의 불편한 관계를 알면서도 내게 찾아왔겠습니까. ." 그가 한숨을 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하여간 내가 직원에게 미리 연락을 해두었으니 그 사람을 찾아가세요 필요한 만큼 현금을 드릴 겁니다." 나는 긴가 민가 했지만 그분의 표정을 보니 농담이나 거짓말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즉시 명함을 들고 그 분이 알려준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곳은 의외로 고급 호텔 내의 카지노 장이었는데 그곳 지배인이 나를 공손하게 맞이하더니 준비한 봉투를 건넸다 그 안에는 거액(달러)이 들어 있었는데 그는, "이 돈을 빌려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모모 회장님께서 아무런 조건없이 그냥 드리라 했어요" 라며 나에게 봉투를 즉석에서 건네주었다. 단 그곳이 그분이 운영하는 곳인지, 아니면 그곳 사장과 아는 사이라 현금을 주라 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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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수년이 지난 지금 과거의 상처는 거의 지워진 듯 했고 감사하게도 그분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밝고 행복하게 살고 계신다. . . 이처럼 어떤 상황, 곧 자기 생각에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 해도 성령님의 명령에 순종하면 기적을 맛본다. 이 간증을 회상할 때 성령님께서 이르시되,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순종하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다. 이 은혜는 준자와 받은 자 외에는 알 자가 없으리라." 아멘 아버지 감사합니다 . . 이상 !!

-김은철 선교사님-